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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클라이머, 조승운

Sunday, April 30, 2023

조승운은?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에서 살고 있는 조승운입니다. 올해로 클라이밍 시작한 지는 19년째입니다.

클라이밍을 시작한 계기는?

아버지께서 클라이밍을 하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말씀으로는 제가 4살 5살 때 선운산도 같이 올라갔었다는데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아요. 2004년에 집 앞에 아버지가 암장을 만드신 후 클라이밍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놀면서 하다가 15살 때였나.. 그쯤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던 것 같아요.

레드포인트가 몇 인가?

리드는 선운산에 있는 조커(5.14a/b)이고, 볼더링은 무등산에 있는 02062(V12)입니다.

클라이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비 암벽화.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암벽화는?

지금으로서는 솔루션 콤프! 이유는 단순해요. 아직까지 리드 대회 때 미끄러지지 않아서요. 전에 대회 때 스콰마를 신었다가 미끄러져서 작별했습니다.

빛고을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빛고을 클라이밍은 아버지께서 2004년에 광주 양산동에 만드신 암장입니다. 처음에는 작게 본인 운동하시려고 만드셨대요. 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죠. 지금은 자리를 옮겨서 볼더링과 지구력 암장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제가 운동을 시작한 암장이고 지금도 운동하고 있는 곳입니다.

인스타그램에 있는 음악 피드의 비중을 보면 어느 정도 취향이 확고해 보인다. 운동할 때나 휴식할 때 들을만한 음악을 추천한다면?

음악을 잘 알지 못하지만 음악 듣는 걸 좋아해요. 약간 힙찔이 이여서… 운동할 때는 힙합을 많이 듣는 편이에요. 어제 운동하면서 들었던 건 잭 할로우, 뉴진스, 카모,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그리고 유튜브 뮤직 재생하면 자동으로 나오는 플레이리스트네요.
휴식할 때는 장르 가리지 않고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면 전부 들어요. 요즘에는 맥 밀러, 이센스, 백예린, 김심야, 유라, 프롬, sza 등등이요.

뜬금없지만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태국 음식점’으로 설정해놓은 것을 봤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작년에 청산이 형이랑 크라비에 다녀왔는데 태국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해놨어요(한국 와서 태국 음식점 한 번도 안감). 팟타이, 모닝글로리, 똠얌꿍, 그리고 계란이 들어간 돼지고기볶음으로 기름에 튀긴듯한 느낌의 요리가 있었는데 이름을 모르겠어요. 방콕에서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습니다. 태국 다녀와서 청산이 형이 비슷하게 만들어 줬는데 그 계란 돼지볶음에 맥주 4캔 먹은 기억이…

김청산 군과 함께 한 크라비는 어땠나? 그리고 조승운에게 원숭이란?

너무너무너무 좋았어요. 이번 겨울에도 다시 가고 싶습니다. 음식, 맥주, 등반 너무 힐링이었어요. 아마 한국 사람들이 몇몇 더 계셔서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태국 가기 전에 들었던 얘기로는 등반지에 원숭이들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우와, 그럼 원숭이랑 같이 사진 찍어야지” 이렇게 생각하고 갔었어요. 크라비에서 원숭이를 처음 본 날 원숭이가 담장 위에서 나뭇잎을 먹고 있었어요. 친해지기 위해 제가 뜯어주려고 다가갔는데 제가 방해를 했나 봐요. 그 순간 달려드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그 뒤로 원숭이는 너무 무섭습니다.

당장 눈앞에 정해 놓은 목표가 있는가? 있다면 이 목표를 위해 평소에 무엇을 하고 있나?

로또 당첨돼서 독일 프랑켄유라에 가는 거요! 그래서 일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로또를 사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등반이 있다면?

불암산의 길가요! 난이도는 V10이지만 정말 매운맛이었어요. 길가를 위해 9번이나 밤낮 안 가리고 청산이 형이랑 들어갔어요. 20년도에 더클라임 일산에서 일할 때 서울 쪽 바위들도 많이 갔었는데 그때 불암산을 제일 많이 갔었어요. 트리플 엑스랑 스몰 자이언트 쪽을 다니다가 길가를 보고 아 이게 그거구나 하고 시작했는데 제가 싫어하는 스타일이어서 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몸을 쭈그리는 동작을 진짜 못하거든요. 동작이 3~5개밖에 안되는데 진짜 매운맛이었어요. 지금은 무등산에서 유관신(V12)을 하는 중인데 이건 죽을 맛입니다. 이 기회를 빌어 불암산 갈 때 매일 차 태워주신 청산이 형한테 감사를…

경기 등반 전 꼭 이것을 한다 또는 징크스가 있나?

나름대로의 루틴이 있어요. 암벽화를 왼쪽부터 신는다. 암벽화를 종아리에 닦는다.

선수로서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선수로서는 이제 없습니다. 지금은 무등산에 있는 V12 볼더를 다 완등하는 것이 목표예요.

어떤 클라이머가 되고 싶은가? 10년 뒤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10년 뒤에는 클라이밍을 하고 있을지 안 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클라이밍을 그만두기 전에 독일 프랑켄유라에 있는 액션다이렉트(5.14d)를 꼭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클라이밍이란?

종교 같아요. 너무 깊고 오래 빠져있습니다ㅋㅋㅋ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는데 지금까지도 못 떠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