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 LIGHT
루트 세팅 팀, COZYBLACK
Wednesday, February 8, 2023
정영도 안녕하세요 9년 차 클라이머 정영도입니다. 2022년까지 웨이브락에서 좋은 기억으로 근무하고 지금은 서울에서 COZYBLACK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세팅을 좋아하는 클라이머입니다.
이정록 안녕하세요 올해로 12년 차 클라이머 이정록입니다. 2020년에 더플라스틱을 함께 시작하여 운영을 도맡아 하다가 작년 5월부터는 세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COZYBLACK으로 활동하며 더플라스틱(문래, 염창), 서울숲 클라이밍(영등포), 픽클라이밍(김포)에서 정기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조율이 가능한 날에는 간간이 의뢰받은 암장에서도 세팅을 진행하고 있어요.


정영도 저는 부족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가족처럼 든든히 뭉칠 수 있는 부족이요. 서로서로 지키면서 멋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부족의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딱히 의미를 생각하고 만든 이름은 아닙니다. 단지 멋진 이름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정영도 정록이 형은 플라스틱에서 근무하고 있는 고향이 부산인 실력 있는 클라이머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강한 사람이 좋습니다. 그래서 정록이 형이 좋았습니다.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웨이브락, 형은 플라스틱에서 근무하며 소통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그러면서 친해졌습니다. 제가 서울을 올라왔을 땐, 형은 플라스틱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고, 저는 형의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플라스틱 퇴사를 결정하고 많은 고민 후 저희는 팀으로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이정록 영도가 웨이브락에서 근무하던 때에 처음 봤던 거 같아요. 울산에서 운동했던 친구가 일하게 되었다고 해서 부산에 내려갔을 때 봤는데 인상이 너무 강해서 다가가기 힘들었어요. 근데 대화를 하다 보니 클라이밍에 완전 진심인 친구더라고요. 운동을 더 디테일하게 하기 위해서 해부학, 운동역학, 퍼포먼스 트레이닝까지 받는다고 해서 열정이 어마어마하구나 하고 느꼈어요. 각자 플라스틱과 웨이브락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는 일하는 내용이나 고충이 비슷해서 자주 대화를 하다 보니 친해지게 되었습니다.

정영도 저의 고향은 울산입니다. 부산 웨이브락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부산 사람으로 알고 계신 분이 많으신데 20년 넘게 울산에서 생활했었습니다. 뭐 사실 울산과 부산이 거리가 먼 것도 아니고 부산 사람이라 해도 이질감이 들지 않을 정도 가까워서 별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서울로 올라가게 된 계기는 강한 사람이 많은 서울에서 살아남아 보고 싶다는 승부욕과 성공 때문인 거 같습니다.
이정록 아무래도 클라이밍 신(Scene)이 가장 빠르게 바뀌고 활성화되어있는 곳이 서울이기도 하고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거 같아서 올라오게 되었어요. 클라이밍 신에서도 해볼 수 있는 일이 되게 다양한데 이 일들을 다 해보면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계속 도전하기 위해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COZYBLACK으로 활동을 하는 것도 이전까지 해왔던 일들이 뒷받침이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고 감사하게도 많이 찾아주시고 알아주셔서 더 나은 작업들을 계획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정영도 중학교 때부터 허리 디스크로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정말 좋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지금도 오른 다리는 다 펴지지 않지만,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제가 20살 때 동생이 고등학교 체험활동으로 클라이밍이라는 운동을 접하고 무리 없이 운동한다면 허리에도 좋은 운동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도 허리 때문에 고생하고 있던 저에겐 고민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었습니다. 그때가 시작이었죠.
이정록 캐나다 유학시절에 친구들의 추천으로 처음 클라이밍을 접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운동도 잘 안 하던 때라 등산을 말하는 줄 알고 정말 가기 싫었는데 막상 가보니 실내 암벽장이 나오더라고요. 처음부터 아무 설명도 안 해주고 같은 색 홀드만 잡고 그냥 올라가면 된다고 해서 올라갔는데 그게 그렇게 재밌었어요. 그때 같이 간 친구가 V5 루트를 아주 손쉽게 올라갔었는데 그 친구랑 같이 운동하려면 열심히 해야 되겠다 싶어서 바로 1년 회원권을 끊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게 운동에 빠지게 되고 10년 이상을 끊지 못하고 있네요 ㅎㅎ

정영도 저희가 만들어낼 수 있는 동작은 누구나 낼 수 있는 동작일 테고, 비슷한 유형과 스타일의 루트는 지금 현재 모든 세터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력에 따라 세팅되는 속도가 다를 뿐이죠. 저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디자인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아무리 맛있는 루트를 내도 매달리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 결국 맛을 볼 수 없다는 겁니다. 모든 세터들은 좋은 루트를 세팅하기 위해 노력하십니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그 노고에도 불구하고 클라이머들이 매달려주지 않으면 속상할 뿐입니다. 클라이머들이 좋아하는 루트를 내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한국 세터로서 노력하겠습니다. 모든 세터 님들 파이팅입니다!
이정록 사실 모든 분들이 새로운 동작을 세팅하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새로운 스타일을 내기 위해서 항상 고민하지만 그것보다 비슷한 스타일의 동작을 다르게 보이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디자인을 다르게 잡아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등반은 다이나믹한 스타일을 추구하는데, 세팅은 기존의 다른 벽에 없는 동작을 넣는 등 남아있는 섹터의 루트 스타일을 고려하는 편입니다. 요즘엔 슬로퍼나 핀치 등 그립을 요구하는 루트들을 주로 세팅하고 있어요.


정영도 저는 마키타 제품 중 소프트 임팩을 사용하고 있으며, 세팅화로는 블랙다이아몬드의 세션 어프로치화를 신고 있습니다. 등반할 때는 스카르파 퓨리아 에어를 신고 운동을 했었는데, 세팅 중 검증을 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발의 피로도가 많이 올라가서 지금은 스카르파 벨로체 제품을 신고 검증과 등반을 하고 있습니다. 그 외로 외부 세팅을 다니기 위해 모든 장비를 넣고 다닐 가방 대신 캐리어를 들고 다닙니다. 들고 다니는 가방보다는 캐리어가 장비 정리도 잘 되는 편이고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 덜 피로하거든요.
이정록 임펙 – Makita soft impact (XST 01), 세팅화 – Scarpa mojito (light grey), 암벽화 – Madrock (Drifter), Scarpa (Instinct VSR). 임팩은 보쉬, 디월트, 마키타 모두 사용해 봤는데 마키타가 제 손에 딱 맞는 그립감에 무겁지 않으면서 힘도 좋아서 마키타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세팅화는 블랙다이아몬드의 세션 어프로치화를 사용했었는데 계속 토훅을 걸다 보니 니트 소재가 다 터져서 현재는 스카르파의 모히또를 신고 있습니다. 암벽화는 신고 벗기 편하고 오래 신어도 발이 아프지 않은 매드락 드리프터를 주로 신고 있습니다. 좀 더 디테일한 발 테크닉을 요구하는 문제를 검증할 때는 인스팅트 VSR을 신습니다.


정영도 좋은 세팅은 뭘까요? 매일 고민합니다. 누구에게 좋은 세팅이어야 하는지, 풀 수 있는 루트가 좋은 루트인지, 세터 마음에 드는 루트가 좋은 루트인지… 질문에 명쾌하게 대답하기 힘드네요. 하지만 오답은 있겠죠. 최근에 세팅을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불편함입니다. 제가 좋아했었던 클라이밍은 항상 편한 동작과 편한 자세에서만 등반을 하진 않았습니다. 애매한 불편함이 있었죠. 하지만 그건 불편함보다는 클라이밍 요소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요소를 저희가 세팅하는 루트에서 잘 느껴지도록, 그리고 불편함이 아닌 즐거움으로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고민을 하고 있겠죠. 저희는 또 해결해 나갈 겁니다. 여러분에게 좋은 세팅은 무엇인가요?
이정록 저희가 추구하는 바는 비주얼적으로 붙어보고 싶은 루트를 만드는 게 저희를 잘 보여주는 세팅이고 좋은 세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루트를 풀어보지 않았는데도 저 루트는 붙어보고 싶다고 느끼려면 비주얼로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부분을 가장 크게 생각하면서 세팅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팅을 할 때마다 고민하는 부분인데 모든 루트가 비주얼을 챙길 수도 없고 가끔은 풀어보니 정말 재밌는 루트라고 느껴질 때도 있잖아요? 결국엔 모든 사람이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루트가 좋은 세팅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정영도 서울 처음 올라왔을 땐, 정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엄청난 계획을 짜서 올라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직접 세팅을 하기 위해서 열심히 문을 두드렸습니다. 물론 저를 도와주신 분들도 있어 감사했습니다. 상경해서 3-4개월 동안은 정말 세팅만 했었던 거 같아요. 일주일에 5-6일 세팅하면서 저를 알려야 했고, 감사하게도 좋은 암장에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점점 고정으로 세팅할 수 있는 암장이 생기고, 지금은 매주 고정 세팅을 하면서 추가적으로 게스트 세터로서 활동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정록 아무래도 서울에 연고가 없어서 초반에는 연락을 많이 취했었어요. 그렇게 연결되다 보니 너무 감사하게도 지금은 많이 불러주시는 거 같아요. 다만 이제는 저희가 고정으로 들어가는 날이 있다 보니 같은 요일에 다른 암장에서 의뢰가 들어오면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이 좀 어렵더라고요.

정영도 커피 원두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커피 원두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서울로 올라오면서 카페 일을 오래 해왔고, 커피에 전문지식이 있는 친구와 같이 올라오게 됐습니다. 친구와 로스팅을 하고 원두를 선별 중이며, 친구를 필두로 빠른 시일 내에 선보일 수 있도록 준비해 보겠습니다.

정영도 네 있습니다. 세팅 외로도 다방면으로 멋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지금은 세팅을 준비하며, 저희와 같이 세팅을 할 수 있는 분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준비가 된다면 세터에만 국한되지 않고 힙합, 그래피티,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들과 클라이밍 신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이정록 멤버를 늘리고 싶은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던 거 같아요. 사실 세팅이 좋고 재밌어서 모이긴 했지만 일이기 때문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거 같아요. 세팅뿐만 아니라 좀 더 멋있는 작업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면 금상첨화죠.

정영도 잘 먹고 잘 사는 게 목표겠죠? 히히 저는 막연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제가 여유로워지고 제 사람들에게 베풀다 보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생기고 그 사람들이 또 베풀고 살다 보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고… 일단 제가 성공해야겠군요. COZYBLACK은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좋은 ’울타리’가 되는 것입니다. 또 좋은 브랜드로써요. 하고 싶은 것들이 많지만 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하고 싶은 걸 모두 다 하면서 살 순 없겠지만, 꿈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이정록 COZYBLACK으로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세터를 영입하는 게 가까운 목표입니다. 저희가 더 완성도 있는 세팅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문제를 만드는 게 최고의 바람이에요. 아 조만간 저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영상을 촬영했는데 곧 릴리스할 예정입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