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 LIGHT
노루 클라이밍
Tuesday, September 20, 2022
Noroo Climbing
노루 클라이밍 경북 경산시 청운로 24 1층
언제나 북적이며 젊은 에너지가 넘치는 영남대 대학가에 조금은 수상한 노루 한 마리가 눈에 띈다. 클라이밍과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노루라는 이름에 호기심이 발동한다. 클라이머에게는 토끼 노루 커플로 더 친숙한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클라이밍 짐. 오픈 즈음 방문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다시 그 문을 두드려본다.
사실 노루 클라이밍으로 정해진 데에 큰 이유는 없었어요. 클라이밍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노루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었는데 센터 이름을 고민하고 있을 때 많은 분들이 노루 클라이밍으로 불러줘서 정하게 됐어요. 어려운 이름보단 친근하게 불릴 수 있는 이름을 원하기도 했고요. 별명이 노루인 것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여자친구랑 여행을 갔다가 코가 빨개진 걸 보고 루돌프 같다고 해서 제 성씨인 노와 루돌프의 루만 따서 노루가 됐어요.

암장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대구에도 볼더링 암장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됐어요. 대구가 워낙 리드하기 잘 되어있는 도시라 볼더링을 하는 클라이머 분들이 적었거든요. 그래서 볼더링을 하러 타 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도 그중에 하나였고요. 물론 대구에도 볼더링 암장이 있지만 볼더링만 하는 암장이 없어서 원정을 많이 다니면서 쌓은 경험으로 센터 운영을 해보고 싶었어요. 장소는 지하철역에서 가깝고 젊은 층이 많은 대학로로 결정했죠.
첫 목표는 ‘대구분들도 멀리 나가지 않고 볼더링을 할 수 있는 센터를 만들자’였어요. 저도 운동을 하면서도 타 지역으로 운동을 하러 가다 보니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멀리 나가지 않고 지하철만 타고 가서 운동을 할 수 있었으면 했어요. 지금도 같은 생각이에요. 대구에서도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재미있는 루트 세팅과 암장의 분위기라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좋아하는 루트가 달라서 전부 맞추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다양하게 내려고 해요. 그리고 모두가 즐길 수 있게 저와 스태프들이 같이 운동을 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해요. 내성적이거나 혼자서 오더라도 어려움 없이 운동할 수 있게 편한 센터로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주로 학생분들과 직장인 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대학교가 바로 앞에 있고 인근에 공단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연령층이 비슷하다 보니 회원분들끼리 서로 응원하면서 금방 친해지더라고요. 내성적인 분들이 있으면 제가 먼저 말을 많이 걸면서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해요.

노루 클라이밍 근처에 있는 카페로는 모먼트 페이지와 그리다빵이 있어요. 모먼트 페이지는 커피와 크로플이 맛있어서 가볍게 즐기기 좋고, 그리다빵은 영대생이라면 다 알고 있는 맛집이라 빵덕후라면 가봐야 할 곳 같아요. 그리고 둘러볼 곳이라고 한다면 삼덕동이나 교동을 추천해요. 삼덕동에는 맛집도 많고 김광석 거리도 있어서 둘러보기 좋아요. 교동은 최근에 가장 핫플인 곳이에요.
매번 세팅 때마다 게스트 세터를 부르고 있어요. 아무래도 제가 혼자 세팅을 하게 되면 비슷한 동작이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있어서 다양한 루트들을 접할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게스트 세터도 고정하지 않고 바꿔가면서 부르고 있어요. 세팅은 매번 힘들지만 재미있게 풀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11년 차가 되었네요… 하하 연차에 비해 제 실력이 크게 늘지 않은 건 열심히 안 해서겠죠? 지나가던 길에 클라이밍 센터 오픈을 준비 중이라는 팻말을 보고 무작정 들어가서 상담을 받고 등록을 했었어요.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었는데 그게 클라이밍이 되었네요.

운동을 시작한 초기부터 몇 년까지는 등반에 대한 욕심이 많았어요. 잘하고 싶어서 트레이닝에 식단도 하고, 운동도 쉬지 않고 열심히 했었죠. 그러다 보니 팔꿈치와 손가락에 부상이 오더라고요. 지금은 안 다치고 오래 이 운동을 즐기는 게 제일 큰 목표예요. 부상 때문에 운동을 못 하게 된다면 슬플 것 같아요.

저에게 클라이밍이란 해외여행 같아요. 보통 해외여행을 가기 전에 설레고 즐겁잖아요. 클라이밍도 똑같은 것 같아요. 어려운 루트를 만나게 되면 ‘이걸 어떻게 풀지’란 생각을 하면서도 그 루트를 풀기 위해 파인딩을 하고 있으면 설레면서 즐거워져요. 이상으로 모든 클라이머 분들이 항상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