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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세팅 팀, 뚝딱

Tuesday, August 9, 2022

뚝딱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인가? 간단히 설명 부탁한다.

양성호 처음 세팅 팀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서 멤버를 모으기까지도 팀의 이름은 확정되지 않았었습니다. 멤버들을 모으고 팀의 방향이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이에 걸맞은 이름을 찾기 위해 제법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후보도 여럿 있었죠. 이름을 들었을 때 모두가 납득할만하면서 그 의미가 무겁지 않았으면 해서 일상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단어를 찾았으며, 최종적으로는 간결하면서 임팩트 있는 단어로 뚝딱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느낌의 팀을 이루어 나가려고 합니다.

각자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양성호 안녕하세요 뚝딱의 대장을 맡고 있는 양성호입니다.
맹지훈 안녕하세요 리스펙트 크루 활동을 하며 4년 정도 운동하고 있는 맹지훈입니다.
이윤후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후랭이 이윤후(29)입니다!
김민준 안녕하세요 에어즈락 클라이밍센터에서 스텝으로 일하고 있는 김민준입니다.
남태우 안녕하세요 저도 에어즈락 클라이밍에서 일하고 있는 남태우입니다.
송한길 안녕하세요 저는 클라이밍 파크에서 스텝으로 일하는 송한길입니다.
노병찬 안녕하세요 건축하는 직장인 노병찬입니다:)
이준호 안녕하세요 이준호입니다.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나?

노병찬 와 인스타에서 보던 클라이밍 고수분들이다!!
송한길 저도 다들 고수의 향기가 물씬 나시는 분들이라고 느꼈습니다! 되게 훈훈하신 분위기는 덤이고요!!
맹지훈 다들 비슷하네요ㅎㅎ 첫 만남에는 저도 모르게 전완근에 눈이 가게 됐는데, 역시나 다들 튼실한 전완근을 갖고 계셨고, 그런 고수의 포스에 기가 살짝 눌렸던 것 같습니다…ㅎㅎ 그런데 막상 대화를 나눠보니 다들 정말 착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좋은 첫인상으로 남았습니다.
남태우 알고 있던 분도 있긴 했지만 이번 팀을 만들며 처음 뵌 분도 있었기 때문에 낯을 좀 가리는 성격 탓에 긴장을 많이 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아 진짜 뭔가 하는구나 나도 열심히 해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김민준 저도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에 첫 만남 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른 멤버들 분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같이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윤후 맞습니다. 다들 너무 천사 같은 분들이라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양성호 공개적으로 지원을 받아서 모집한 인원들이라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세팅으로 맺어진 멤버도 있지만 보통 운동을 하면서 간접적으로라도 알고 있던 사람들이었기에 뭔가 모를 내적 친밀감이 있었어요. 이제 겨우 친해지는 과정이라 아직 이야기하면 어색한 멤버도 있지만 공통된 주제로 함께 하다 보니 아직 큰 갈등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더 친해지면 갈등이 생길지도..?

클라이밍, 세팅을 하지 않을 때 보통 뭘 하며 시간을 보내나?

이윤후 취준생은 공부를 합니다!
맹지훈 저는 여가 시간에 주로 보드게임을 즐겨 합니다. 아내와 함께 즐겨 하는 보드게임 시리즈가 있고, 리스펙트 크루 내에서도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멤버들이 있어 함께 모여 여러 가지 보드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남태우 예전엔 공원으로 산책을 가거나 친구를 만나거나 마트 쇼핑 등 밖으로 다니며 시간을 보내면서 필요한 것들을 채웠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요즘엔 주로 집에서 쉬거나 영화를 보며 커피나 맥주를 마시는 등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양성호 저도 비슷한 거 같아요. 육체적인 피로를 풀 수 있는 활동을 주로 하려 합니다. 유튜브나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사진을 찍거나 전시를 보러 가는 등 정신적은 활동을 하여 밸런스를 맞추려고 합니다. 물론 본업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것이 현실이긴 합니다.
김민준 저도 집에서 쉬면서 체력 충천 시간을 갖거나, 시간이 생기는 대로 다른 여러 센터들을 다녀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양한 홀드를 많이 접해보지 못하여 세팅 때 부족한 점이 많은데, 다른 센터를 방문하여 여러 루트를 풀어보고 많은 홀드를 잡아 봄으로써 저의 부족한 점을 채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양성호 처음 시작한 암장은 지구력 위주의 암장이었는데요. 그 당시에는 볼더링 전용 암장이 거의 없기도 했고, 그런 개념조차 없이 시작했었습니다. 아마 그때 시작한 고인물들은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지구력을 하다가 힘들면 삼삼오오 모여서 지구력 벽의 수많은 홀드들 중 스타트부터 탑까지 홀드를 골라 볼더링 루트를 만드는 일명 찍볼을 많이 했습니다. 자신이 만든 루트를 누군가 재미있게 푼다면 거기서 오는 희열은 등반할 때의 그것과는 또 다른 것 같아요. 그게 저에게 있어서는 처음 루트 세팅을 한 기억이라고 생각합니다. 세팅이라는 것은 사실 대단한 게 아니고, 서로가 사용하는 도구와 장소가 다를 뿐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맹지훈 재미있는 볼더링 루트들을 시도하면서 어떻게 이런 동작을 만드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 루트들을 보면서 홀드의 그립이나 위치, 벽의 각도가 달라진다면 동작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특정 동작으로만 진행할 수 있게 만드는 요소들은 무엇인지 등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서 이런 루트를 만드는 활동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 와중에 뚝딱에서 세팅 꿈나무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게 됐고, 평소 흥미를 가졌던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 참여하게 됐습니다.
노병찬 저도 비슷한 생각으로, 재밌는 루트와 새로운 동작을 창작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여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저는 뚝딱에서 세팅을 처음 경험해 보았는데,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앞으로의 기대가 큰 편입니다.
남태우 세팅을 배우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러운 얘기겠지만 저는 조금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어요. 졸업한 전공일을 버리고 클라이밍센터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다른 분들보다 적은 경력에 낮은 등반 실력이었지만 세팅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좋은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돌이켜 생각하면 부족한 저에겐 좋은 동료이자 선생님이었네요.

세팅 시 참고하는 사람이나 계정이 있나?

양성호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많은 루트 세터의 인스타그램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는 와 저렇게 대충 낼 수 있나 싶은 것도 있고 어쩌면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지라고 느끼는 세팅도 있어요. 모두 다 참고할 만한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세터뿐만 아니라 루트를 즐기는 클라이머들 계정도 다양하게 참고하면서 세팅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유행에 민감한 영역이기에 동향을 잘 살피며 새로운 동작이나 특이한 홀드가 있다면 빠르게 이해하고 흡수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남태우 저도 국내, 해외의 유명 센터나 선수들, 세팅 계정들을 보고 참고하거나 자주 올라오는 동작들을 따라 하려고 했었는데(트렌드에 맞춰 동작도 유행하는 것이 있다 보니) 요즘은 될 수 있으면 똑같이 하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지도 못하지만 말이에요. 그게 세팅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인 거 같아요. 그래도 무의식적으로라도 영향을 받는다 생각하기에 오늘도 누군가의, 어딘가의 루트를 참고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송한길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 비펌프 오기쿠보에 있는 루트들이 볼륨 활용적인 면이나 스태틱이면 스태틱, 슬랩, 코디 등등 모두 굉장히 창의적이면서 트렌드를 잘 따르는 것 같아 종종 참고합니다!
김민준 저도… 처음에는 인스타의 다른 사람들 루트를 참고했었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 않아 요즘은 참고를 못하고 있습니다.

본인이 선호한다거나 잘 만들어낼 수 있는 동작 스타일이 있다면?

남태우 제가 선호하는 동작은 파워 유형의 동작인 거 같아요. 저도 잘 몰랐었는데 사람들이 제 루트는 힘이 많이 든다고 말하는 걸 많이 듣기도 했네요… 순발력이나 탄력이 부족한 편이라 비교적 스태틱 한 무브를 선호합니다.
송한길 저도 스태틱 하거나 동작을 쪼개서 진행하는 루트들을 선호합니다!
김민준 물론 마음처럼 동작이 잘 나오지 않지만 선호하는 동작은 토훅을 많이 사용하는 루트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준호 저는 가스통 동작이나 하이 스텝 동작을 주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맹지훈 저는 뭔가 섬세한 밸런스 컨트롤이 필요한 유형의 루트를 잘 만들고 싶습니다!
이윤후 다이노나 코디를 좋아해서 다이내믹한 동작을 선호합니다. 뚝딱의 코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양성호 사실 등반할 때 선호하는 동작이나 스타일이 세팅할 때도 출제하기 쉽다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보면 발기술을 다양하게 사용해야 하는 세팅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루트를 많이 내는 편은 아니고 오히려 유행하는 동작이나, 구현해 보고 싶은 동작들을 세팅하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자신이 못하는 동작은 세팅할 때도 피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다양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량의 루트를 내거나 하는 상황에서는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세팅이 될 수도 있죠. 그래서 운동할 때도, 세팅할 때도 항상 다양한 루트를 풀어보려고 노력하고 특히 단점이라고 생각되는 동작들을 보완하려고 합니다.

좋은 세팅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

남태우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생각이 바뀌는 거 같지만 밸런스가 좋은 루트가 좋은 세팅인 거 같아요. 사소할 수 있지만 외적으로 보이는 홀드 배치나, 난이도도 너무 들쭉날쭉하지도 않으며, 기승전결이 잘 짜여서 시작과 끝까지의 밸런스 있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노병찬 저는 파인딩이 까다로운 세팅, 다양한 동작이 나오는 세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맹지훈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를 타는 루트를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래서 리치에 따라 파인딩이 달라져도 체감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루트가 좋은 세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윤후 많은 사람들이 재밌어하는 루트라고 생각합니다!!
양성호 좋은 세팅은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세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즐긴다는 것은 당연히 완등의 성패, 개인의 성취도 포함되지만, 세팅된 루트를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고, 등반 시 동작의 아름다움도 포함되면 더욱 좋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은 이 루트를 통해서 이 루트의 등반자가 원하는 목표의 실력을 가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가라고 생각해요. 다음 그레이드로 진입하기 위해 그립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그립을, 테크닉이 부족한 사람에게는 테크닉을, 파워가 부족한 사람은 파워풀한 동작을 연습할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그러면서 그때 이루어지는 동작도 아름답고 또 그 루트를 보고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시각적 즐거움까지 고려되면 그게 좋은 세팅이라고 생각해요.

팀 세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

양성호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일반적으로 ‘세팅은 아무나 할 수 없다’, ‘특별한 무언가 있어야 한다’라는 선입견을 조금 흔들고 싶었어요. 앞서 말했던 것처럼 처음 세팅 시작하게 되는 것도 흔히 얘기하는 ‘찍볼’ 이라는, 이미 구성되어 있는 여러 홀드 중에 자신만의 루트를 선택적으로 만들어 내는 과정으로 시작되었던 것처럼, 사실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 이후에 많은 노력과 경험으로 그 품질을 높이는 과정은 필요한데 이것이 두 번째 이유입니다. 자신이 설계한 루트의 품질을 높이는 과정은 혼자서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아요. 하지만 여러 세터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다듬게 되면,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촉진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것이 필요했고, 그런 것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팀원을 뽑는 특별한 기준이 있나? 팀원을 모으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면?

양성호 처음엔 개인 인스타 계정 스토리로 공모를 하였고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어렵지 않게 팀원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멤버를 선정할 땐, 어느 정도 경험이 있어 함께 토론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비중을 높게 두었고, 소수로 경험이 적거나 없는 멤버를 뽑아 최소한 세팅 팀으로서의 운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습니다. 추후에 지금 멤버들이 어느 정도 경험을 쌓으면 보다 경험이 적은 세터 위주로 추가 모집할 예정입니다.

팀 인원이 적지는 않다. 세팅 시 모두 참여하지 않을 것 같은데 참여하는 기준이 있나? 

양성호 없습니다. 팀원들 전부 자신의 본업이 있어 모든 세팅에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시간이 되는 멤버들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요. 다만 그만큼 개인별로 세팅하는 루트 수가 많지 않을 수 있어 수익이 적을 수 있죠. 그러나 애초에 돈을 많이 벌어보겠다고 만들어진 팀이 아니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한 상태라 이 부분은 크게 걱정이 없습니다. 돈이 목적인 세터라면 팀의 가입을 권유하지 않아요.

뚝딱은 어떤 세팅 팀인가? 다른 세팅 팀과 차이점이 무엇인가?

양성호 뚝딱은 아직 완벽하지 않은 세터들이 함께 성장하는 세팅 팀입니다. 팀 이름처럼 뚝딱뚝딱 루트를 금세 만들어버리는 세터도 있고, 아직 경험이 부족해 벽 앞에서 홀드만 붙들고 뚝딱거리는 세터도 있어요. 이들이 함께 세팅을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며 더욱 단단한 실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 저희 뚝딱의 목적입니다.
저는 회사나 학교에 다닐 때 세미나를 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세미나라는 것이 무언가를 아는 사람이 그것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해 주는 시간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 결과로 잘 모르는 사람의 지식이 늘어나기만 할 뿐만 아니라, 세미나를 진행하는 사람 또한 더 많은 것을 얻기도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지식이 더 단단해지게 되거든요. 마찬가지로 뚝딱은 세팅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경험을 쌓게 해주고 성장의 발판이 되어주고, 세팅을 많이 해본 사람에게는 본인이 잊고 있던 부분이나 틀에 박혀 있던 부분을 깨닫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곳입니다.

그렇게 세팅이 진행되면 세팅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 아닌가?

양성호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세터의 경우 당연히 퀄리티가 떨어지는 부분들이 있겠죠. 그런 부분은 나머지 세터들과의 토의를 거쳐 충분한 수준까지 끌어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시간은 길어지게 되지만요. 얼마나 길어지는지는 아직 경험으로 얻어나가는 중이며, 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세팅의 각 과정별로 시간제한을 두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실 세팅의 속도도 세터에게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해요. 세팅 시간을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출제해야 하는 루트의 수에 비해 많은 인원을 투입해 진행합니다. 그러면 개개인이 얻는 금전적인 이득은 줄지만, 애초에 뚝딱의 목적은 각자의 실력 향상에 있기에 이 부분은 팀원 모두가 감안하고 있습니다.

세팅은 치프 세터의 지휘 하에 진행되니 아무래도 치프의 스타일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치프 세터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나?

양성호 제가 세팅에 참여할 땐 제가 치프의 역할을 하지만 아닐 때는 태우가 치프의 역할을 해요. 태우는 저보다 경험도 풍부하고 특히 클라이밍센터 강사 경험이 많아 여성 클라이머나 초보 클라이머의 눈높이를 잘 맞추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죠. 물론 세팅하는 과정에서 치프의 스타일이 반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경험이 없는 세터의 이야기이고 경험이 어느 정도 있다면 치프는 팀원 각자의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에요. 실제로 저희가 세팅 중 서로 토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루트에 대해 치프를 포함한 여러 세터들 의견이 나오는데요, 그 루트를 세팅한 사람은 모두의 의견 중에 자신의 생각과 맞는 피드백만 반영하면 돼요. 치프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세터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세팅 의뢰가 많은 편인가? 아니면 먼저 문을 두드리는 편인가?

양성호 의뢰가 많지는 않습니다. 애초에 이 팀은 의뢰를 많이 받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세팅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과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세팅 문화를 가지고 나아가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팀이라, 의뢰가 많은 것보다 저희를 믿고 정기적으로 꾸준히 고용해 줄 수 있는 센터 몇 개만 있으면 좋겠네요. 그런 점에서 현재 정규 세팅을 맡겨주시는 게이트원 클라이밍 센터에게 매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 질문이다. 이 팀이 추구하는 비전이 있다면?

양성호 비전보다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앞으로 팀이 추구하는 방향이 꾸준히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어요. 뚝딱은 가입은 물론 본인이 충분히 경험을 쌓아서 개인적인 활동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면 탈퇴도 자유롭습니다. 단지 이 팀은 함께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그런 자리를 마련할 수 있게 도와줄 뿐이에요. 마치 학교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세터가 잘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세팅 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