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
[ESTA] 피싱과 오피셜 그 사이
Friday, October 14, 2022
ESTA 발급
본인은 친구들과 11월에 미국 등반을 갈 계획이다. 현재 항공권 티켓팅, 숙소, 렌터카 예약을 끝낸 상태이며 이제 남은 것은 ESTA뿐. ESTA는 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전자 여행 승인 시스템)의 약자로 미국 여행을 위해서는 이것을 받아야 한다. 빠르면 1~2시간 내에 승인받을 수 있지만 가끔 반려되는 사례가 있어 미리 신청하기로 했다. 나는 구글에서 ESTA를 검색했고, 가장 상단에 링크된 사이트로 접속했다. 사이트 URL에 Official이라고 적혀있기도 했고, 그럴싸하게 생겼기에 바로 신청을 진행했다. 비용은 98달러로 비싼 감이 있었지만 큰 의심은 없었고 30분쯤 기다리니 승인됐다는 메일이 왔다. 함께 가는 친구들에게 ESTA 승인이 됐다고 말하자 한 친구가 20달러 정도 밖에 안 하는데 왜 그렇게 비싸게 했냐고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내가 이용한 곳은 대행 사이트였다. 진짜 공식 사이트도 한국어를 지원하고 더 어려운 점도 없는 데다 비용은 21달러였다. ESTA 대행으로 검색하니 나와 같이 낚인 사람이 많았다. 더 조사해 보니 이런 사람들의 환불 경험담이 제법 있었으며, 아직 출국 예정일까지 한 달이 넘게 남아있어 환불을 받기로 마음먹었다.

서비스 비용 환불
- 여행이 취소되었다(건강 상의 이유 등등).
- 대행 사이트인 것을 알았으니 그냥 환불 해달라.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나는 전자를 선택했다. 건강 상의 이유로 여행을 취소했으니 환불을 요청한다고 메일을 보냈다. 보낸 시각이 밤 12시라서 현지도 업무 시간이었는지 20분 안에 답장이 왔다. 하지만 ESTA가 이미 승인되었으니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여행이 취소된 증거를 보내면 고려해 보겠다는 내용과 함께 말이다. 상담원을 잘못 만난 것일까? 대부분 환불해 준다는 소문과는 달라 살짝 짜증이 났다. 처음부터 강하게 나갔어야 했을까? 이 사이트가 피싱 사이트라는 것을 알았으니 공식 ESTA 비용 21달러를 제외하고 환불해 달라고 답장을 보냈다. 처음과는 다르게 빠르게 답장이 오지는 않았다. 밤이 늦어 일단 잠을 청했다. 14시간 뒤 다음날 오후 5시쯤 서비스 비용을 환불해 주겠다는 답장이 왔다. 도대체 뭐가 서비스 비용이라는 건지 모르겠다. 3~5일 정도 소요된다는 말처럼 3일 뒤 21달러를 제외한 77달러에 대한 카드 취소 처리가 되었다.
현재 내 ESTA 상태
공식 사이트(https://esta.cbp.dhs.gov/)에서 ESTA 상태를 조회하니 승인 상태는 잘 유지되어 있었다. 혹시 나와 같이 미국 등반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이제는 정말로 출국만이 남았다. 물론 크래시 패드가 무사히 수하물로 보내질 것인지는 또 다른 걱정이다. 해외 볼더링 여행은 일본만 여러 번 가봤는데 전부 현지에서 빌려서 사용했기 때문에 내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가닉 패드의 사이즈가 수하물 규정에서 살짝 벗어나지만 주변 사람들의 경험으로는 웬만하면 통과된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날지 안심할 수 없다. 과연 이 여행은 큰 문제 없이 잘 갔다 올 수 있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