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
Boulder Night Summer
Monday, August 1, 2022
시원한 바다가 그리운 뜨거운 여름이 왔다. 한동안 방문하지 않아 그리웠던 부산이 생각나던 찰나,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웨이브락 볼더 나잇 썸머! 고민할새 없이 친구들과 부산 여행 일정을 세웠다. 알람을 맞춰놓고 대기한 노력 끝에 참가 신청에 성공했고 그렇게 부산으로 떠날 생각에 들떴다.
지난 7월 23일 부산에서 볼더 나잇 썸머(이하 볼더나잇) 행사가 열렸다. 볼더 나잇은 부산에서 세 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 웨이브락에서 개최하는 볼더링 대회이다. 참가자들은 5개 중 본인의 실력에 맞는 디비전을 선택해 즐길 수 있으며 제일 난이도가 높은 디비전 1만 유일하게 결승 무대가 있다.
점수 획득은 대부분의 경기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 Tops-Zones-Attemps 방식이다. 하지만 여타 대회와는 다르게 참가자들이 점수표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정말 편했다. 이는 웨이브락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채점 시스템을 사용하기 때문인데, 각 루트의 심판들이 태블릿이나 핸드폰을 통해 성적을 입력한다. 참가자는 본인 차례가 되면 심판에게 등번호를 보여주고 등반을 한 후 내려와 결과를 확인하면 되니 본인의 점수표를 주고받고 하는 등의 과정이 생략돼 보다 쾌적한 운영이 가능했다. 입력한 성적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니 메인 모니터 또는 행사장 곳곳에 붙어 있는 QR코드를 통해 참가자 본인의 성적과 순위를 확인하는 것 또한 나름의 묘미였다. 2018년 개인적으로 참가했던 일본 노스페이스컵(TNFC) 대회에서도 이런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보고 정말 부러웠던 기억이 있다.
볼더 나잇은 디비전 Fun부터 1까지 모든 경기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듯했다. 경품 추첨 시간부터 느껴지는 부산 클라이머들의 뜨거운 바이브에 빠져들어 소리를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어지는 디비전 1 결승 무대에서는 남자 6명, 여자 5명의 참가자들이 멋진 경합을 다퉜으며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박수가 더해져 더욱 멋지게 마무리되었다.
보통 암장 대회는 여기서 끝나지만 볼더 나잇은 특별히 애프터파티를 준비했다. 이는 대회 참가자가 아니더라도 미리 신청만 해도 참가할 수 있다. 애프터파티는 디비전 1 결승 무대처럼 실내조명을 끄고 진행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헤드랜턴을 지참하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마치 자연에서 야간 볼더링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웨이브락은 이번 볼더 나잇 썸머 외에도 앞으로 종종 볼더링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에 웨이브락, 피플락, 하이 클라이밍(현재 리버스락) 이 세 암장이 힘을 모아 진행했던 라운드 형식의 볼더링 대회인 볼더 워즈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말에 괜스레 가슴이 두근거렸다. 팬데믹으로 인해 주춤했던 클라이밍 신 Scene 내 모든 행사들이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볼더 나잇의 생생한 현장 분위기는 이곳에서 느껴보길 바란다.
https://waverock.co.kr/boulder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