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BREAK

맛도리도 등후식(登後食) #1, 무등산

Saturday, December 14, 2024

현대 사회 인간에게 점심, 저녁 메뉴를 정하는 일은 늘 골칫거리입니다. 이런 고민은 즐거운 등반 후에도, 빠르면 등반 중에도 하기 마련이죠. 자연 등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즌 때는 매주 어딘가로 등반을 갈 텐데요. 보통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 낯선 동네, 낯선 지역일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괜찮은 식당을 찾기란 여간 쉽지 않을 겁니다. 나름 오랫동안 한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가본, “여기는 진짜 맛도리다!”라고 생각했던 곳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자 이 시리즈를 시작해 봅니다. 첫 번째로 골라본 등반지는 광주광역시의 무등산입니다. 이곳은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들어서 자차를 타고 이동한다는 가정을 하면, 사실 광주의 대부분을 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통 검색으로 찾는 감성 맛집보다는 맛으로 검증되어 있는 로컬 식당 위주로 소개합니다.

밤실마을

광주 북구 밤실로 163-9 1층

대표 메뉴는 생고기(사진은 대 500g)와 생고기 비빔밥입니다. 생고기를 먹기 위해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주의할 점은 빨간날은 소를 잡지 않아서 생고기 주문이 불가한데 애초에 일요일은 열지 않으니, 공휴일에만 가지 않으면 됩니다. 그래서 보통 토요일 등반 후에 가는 것이 국룰이죠. 비빔밥을 시키면 곰탕 국물도 나오며 반찬으로 나오는 육회(조금 다져서 나옴)를 넣어 같이 비벼도 좋습니다. 식혜를 셀프로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것은 덤이랍니다.

비아꽃게장

광주 광산구 비아동원촌길 71 1층

게장을 즐겨 먹지 않는 필자도 주기적으로 가게 되는 곳입니다. 기본적으로 반찬이 잘 나오는데, 뜨끈한 알탕과 함께 곁들여 나오는 어리굴젓이 의외로 밥도둑이라 밥을 한 공기만 먹을 수 없게 만들죠. 식사하는 내내 따로 판매하는 어리굴젓 한 통을 구매할지 고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게장의 양이 전보다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히 훌륭한 곳으로 추천합니다.

유진정

전남 담양군 금성면 시암골로 17 1층

광주 서구 운천로31번길 15

이것은 오리탕인가 미나리탕인가? 청둥오리가 들어간다는데 일반 오리와 다른 점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맛있습니다. 들깻가루와 초고추장을 섞은 뒤 오리고기와 미나리를 함께 찍어 먹으면 꿀맛이죠. 미나리의 양도 적지 않아서 좋습니다. 식사가 거의 끝나갈 때쯤 종지에 을 조금 담아주시는데, 한국 사람이라면 고기를 다 먹고 난 뒤에는 볶음밥이 필수 아니겠습니까? 볶음밥이 메뉴에는 없지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공깃밥과 이 쑥을 함께 넣고 리소토같이 만들어 먹으면 마치 쑥떡을 먹는 것 같은 것이 이곳 유진정 볶음밥의 킥입니다. 본점은 담양이며 주차 공간, 식사 공간이 넓어 쾌적합니다. 광주 서구에도 금호점이 있으니 두 곳 중 동선을 생각해 방문하면 됩니다. [사진: 사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