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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 어떻게 가야 하오

Friday, September 27, 2024

보통 추석이 지나면 바위 시즌이 시작되지만, 지구가 점점 더워지는 탓에 여전히 바위 하기 좋은 날씨는 아닙니다. 그래도 요즘 날씨를 보면 곧 시즌이 시작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여러 등반지에 클라이머들이 찾게 될 텐데요, 그중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등반지인 무등산은, 국립공원으로써 국립공원 사무소의 입산 허가가 필수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무등산을 가기 위한 입산 허가 절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 입산 허가 절차가 조금 까다로웠습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있는 허가서(무려 한글 파일)를 다운로드 받아 모든 등반자의 서명을 포함한 내용을 직접 작성 후 메일로 전송한 뒤 유선으로 확인까지 해야 했죠. 풍문으로는 이 귀찮음을 이기지 못하고 몰래 입산해 등반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만큼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었죠. 물론 몰래 등반하다가 다치는 일이 없거나, 국립공원 직원의 순찰에 걸리지 않으면 벌금을 물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비교적 최근 입산 허가 절차가 전산화돼 많이 간소화되면서 앞서 말한 불법 행위는 거의 사라진 듯합니다. 그러면 이 절차가 얼마나 간편해졌는지 한 번 알아볼까요?

1. 국립공원공단 사이트로 접속 후 ‘암벽 이용 신청 서비스’를 누릅니다.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공단(모바일)
(모든 설명은 모바일을 기준으로 진행합니다. PC 버전도 유사하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아차! 회원가입은 필수입니다!

2. ‘무등산’을 눌러 다음으로 진행한 뒤 ‘선비 바위 볼더링’을 선택하고 등반하고자 하는 날짜를 고릅니다. 하루 신청 가능한 정원은 300명이라고 되어 있으나 실제로 꽉 차는 일은 없으니 안심하세요. 신청을 눌러 다음 단계로 이동합니다.

3. 약관 동의 후 등반 안전교육 영상을 시청합니다. 끝까지 시청했으면 완료를 누르고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4. 본격적으로 신청서를 작성할 차례입니다. 출입경로는 두 곳 모두 ‘금곡마을’을 선택하고. 동반자 인원에 본인을 제외한 인원수를 입력합니다. 동반자 정보는 반드시 정확하게 입력해야 합니다. 추후에 해당 연락처로 약관 동의 문자가 발송되기 때문이죠. 등반 장비는 ‘볼더링 패드’ 등 장비를 기재하고, 개인장비는 전부 체크해야 합니다. 나머지 항목을 모두 기재합니다. 예) 구급약품은 ‘구급상자’, 식량은 ‘간편한 행동식’ 등등.

5. 작성한 내용을 확인 후 이용 신청 버튼을 누르면 동반자들에게 약관 동의 문자가 전송되며, 마이페이지에서 이들의 동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동의 후 영상 시청까지 완료하면 신청자에게 접수 완료 문자가 옵니다.

6. 실제 등반 일에 해당 페이지에서 체크인을 누를 수 있으며, 등반 전 ‘체크인’을 하고 안전하게 등반을 한 뒤 하산해서 ‘체크아웃’을 누르면 완료입니다! 예전에는 입산, 하산 시 직접 국립공원 사무소로 전화해야 했었는데 이 수고로움이 사라져서 너무 좋습니다. 체크인과 체크아웃 버튼은 현재 사용자의 위치(GPS)에 기반해서 활성화가 되니,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부도 처리가 되어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으니 주의하기를 바랍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한다면 무등산 국립공원 사무소로 연락하여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바뀐 입산 허가 시스템을 몇 번 이용해 본 바로 느끼는 단점은 단 한 가지입니다. 예정 등반 날로부터 최소 3일 전까지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죠. 갑자기 내일 시간이 생겨서 가고자 할 때, 또는 함께 등반 하는 친구 중 바로 전날까지도 참여 의사를 확실히 밝히지 않는 성향인 사람이 있을 때 등등 갑작스러운 허가 신청이 되지 않는 점이 아쉬웠습니다(P들 사이에 낀 모든 J들이여 화이팅). 

물론 해당 암벽 이용 신청 서비스는 1년간 시범 운영을 하는 중이며, 앞으로 발견되는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니 많은 이용과 의견을 전달해 모두 함께 좋은 서비스로 만들어 나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