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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밍 루트 랜선 여행: 비블리오그래피
Friday, August 30, 2024
현재 스포츠 클라이밍 루트 중 가장 어려운 난이도는 5.15d(‘B.I.G’, ‘DNA’, ‘Silence’)입니다. 아직 전 세계에 몇 개 있지도 않죠. 오늘 이야기할 비블리오그래피(Bibliographie)는 사실 알렉스 메고스(Alex Megos)가 초등 후 5.15d(9c)를 제안했지만, 두 번째 완등자인 스테파노 기솔피(Stefano Ghisolfi)의 의견을 수용한 뒤 5.15c(9b+)로 다운그레이드됐습니다. 처음 이 루트를 봤을 때는 바위의 색과 특징적인 포켓 홀드들, 그리고 무엇보다 풍경이 매우 낯이 익었습니다. 알고 보니 2001년 크리스 샤마(Chris Sharma)가 최초의 5.15a(9a+)인 바이오그래피(Biographie)를 등반했던 프랑스의 세우스(Céüse)더군요.
2022년, 저는 기솔피가 그의 유튜브 채널에 이 루트를 시도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릴 때마다 꾸준히 시청하곤 했습니다. ‘다음에는 완등할 수 있을까?’, ‘크럭스는 어떤 방법으로 돌파할까?’ 같은 생각을 하며 업로드 날짜만 기다렸죠. 그의 완등 후 비록 다운그레이드되었지만, 그들이 등반하는 영상을 보면 어렵다는 것이 확실히 느껴집니다. 자세한 등반 영상이 궁금한 분은 네 번째 완등자인 셉 부앵(Sébastien Bouin)의 이야기를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Hard sends with Seb Bouin – Bibliographie 9b+(5.15c). 출처: Black Diamond® Equipment.
현재 이 루트의 완등자는 총 다섯 명으로 알렉스 메고스, 스테파노 기솔피, 션 베일리(Sean Bailey), 셉 부앵, 호르헤 디아즈 룰로(Jorge Díaz-Rullo) 순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다음 여섯 번째로 오르기 위해 대한민국의 이민영 클라이머가 열심히 도전 중이죠. 쉽지 않은 도전이겠지만, 한국인 중 5.15c를 오르는 클라이머가 탄생하길 간절히 응원해 봅니다.
처음으로 떠난 클라이밍 루트 랜선 여행은 어떠셨나요? 다음은 또 어떤 루트로 찾아올지 기대해 주세요.


비블리오그래피를 등반 중인 이민영 클라이머. 사진: 김민규